터키 2

|컬럼| 41. 칠면조 유감

칠면조 유감 칠면조(七面鳥)! 하면 어딘지 이국적이고 로맨틱하게 귀에 들어온다. 새는 새인데 일곱 개의 면이 있다니. 프리즘 렌즈가 뿜어내는 오색찬란한 빛의 조화가 눈에 선하게 떠 오르지 않는가. 1541년과 1555년 사이에 아프리카의 뉴기니(New Guinea)에 서식하던 야생조(野生鳥) ‘turkey’를 폴투갈 사람들이 미국으로 대량 수출했다. 아세아의 실크로드(silk road)가 유명해졌듯이 그들이 터키를 몰고 가던 땅이름이 나중에 터키라는 국가 이름으로 변했다 한다. 당신도 한 번 생각해 봐요. 어찌하다 나라 이름이 날짐승 이름이 됐는가. 우리나라 이름이 ‘꿩’이나 ‘닭’이라는 상상을 한 번 해 보세요. 월드컵 축구경기 응원할 때 저 귀에 익은 ‘대~한민국’ 대신에 ‘꿩~민국’ 혹은 ‘닭~민국..

|컬럼| 388. 외로움

며칠 전부터 집 밖 어디선지 간간 꾸르륵, 꾸르륵, 터키 우는 소리가 들린다. 꼭 누구를 부르는 것 같은 소리. 매해 이맘때면 그러려니 하면서도 올해는 유독 크게 들린다. 창밖에 서너 살짜리 어린애 정도 키의 터키가 서성이고 있다. 턱밑 벼슬이 불그스레하다. 그는 집 뒤뜰 아주 가까이에서 내 서재 쪽으로 발길을 재촉하려고 벼르는 모양새다. 나를 정면으로 보면서 가만히 서있기도 하다가 고개를 옆으로 돌려 360도로 사방을 살피면서 약간씩 앞뒤로 흔든다. 사나운 발톱으로 풀섶을 파헤친다. 땅에 날카로운 키스를 퍼붓다가 머리를 천천히 드는 동작이 나를 친구로 삼고 싶은 기색이다. 흡족하게 따뜻하지 못한 봄바람 속에서 터키 한 마리가 내 뒤뜰을 노닐고 있다. 많이 외로워 보인다. 어릴 적 하모니카를 배울 때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