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대형사고 겨울이 싸락눈을 감싸 안고 아무 생각 없이 부서지는 광경이다 꺾어진 겨울 나무 잔가지를 보십시오 밤 사이 대형사고가 터진 것이 틀림 없습니다 겨울 감상법은 진정 당신 마음 하나에 딸렸어요 나무와 바람과 하늘이 한 판 크게 어우러지는 새벽이잖아요 시린 코를 하얀 마스크로 덮은 겨울이 바람 속에서 잔기침을 하는 풍경이다 아무래도 겨울을 숙청해야 되겠어, 하며 당신은 내게 낮게 속삭인다 들숨이 잦아든다 © 서 량 2020.12.17 詩 2020.12.18
거목과 아버지 / 윤영지 거목과 아버지 윤영지 빛 바랜 태양이 주춤주춤 지고 또 맥없이 마디를 뻐걱거리며 올라 총천연색이 바래어가는 반복의 거듭 속에 우람하던 거목은 부슬부슬 스러져간다 초록물 잔뜩 올라 탱탱히 솟아오르던 수액은 잔 가지, 새 가지로 나누어 뿜어주다 테를 불려가는 세월 속에 진뜩히 다 말라버리..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0.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