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2

|컬럼| 414. 너는 중요해

어릴 적에 영어를 배울 때 헬로, 오케이 수준을 넘어서 원어민 발음을 처음 흉내 냈던 말이 ‘워츠 매리 유’ 였다. ‘What’s the matter with you?’를 빨리 발음하는 소리가 내 귀에 그렇게 들렸다. 우리말로 ‘뭐가 문제야?, 무슨 일 있어?’라는 뜻. ‘What’s the problem?’과 거의 같은 의미. 이민진(Min Jin Lee, 1968~ )은 7살 때 부모와 함께 이민 온후 예일대 역사학과와 조지타운 법대를 졸업하고 잠시 변호사로 일했다. 그녀가 20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쓴 소설 ‘Pachinko, 파친코’를 애플 TV가 제작해서 2022년 3월 25일에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8부작을 몰아쳐 보았다. 그녀는 예일 대학 2학년때 일본을 다녀온 선교사가 학교 교회에서 들려..

|컬럼| 361. 말할 수 없는 스토리텔링

-- To live is to suffer. To survive is to find some meaning in the suffering. (Nietzsche) -- 삶은 시달림이다. 살아남는 다는 것은 그 시달림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것이다. (니체) 제임스가 죽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망원인이었다. 몸이 뚱뚱하고 지능이 남들보다 많이 낮은 반면에 성격이 참 원만했던 제임스가 엊그제 죽었다. 내가 묻는 말은 전혀 대답하지 않고 딴소리를 하는 버릇이 있었지만 아무 결론 없이 이야기를 마무리해도 늘 좋은 기분을 남겨주는 병동환자였다. 내과의사가 어두운 표정으로 저도 제임스를 좋아했다고 말하면서 그의 죽음을 슬퍼한다. 나는 코로나 환자와 가족과 응급실 의사들의 미치광스러운 나날에 대하여 잠시 생각한다. 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