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가을 사이 / 김종란 여름과 가을 사이 김종란 카드보드에 선을 긋고 자를 대고 craft knife로 자르면서 잘라지는 실체를 바라본다 흰 카드보드가 반으로 나뉜다, 소리 없이 뭉치들이 잠시 매달리다가 떨어지네 Spring film festival 지나 Summer film festival 공기가 점점 투명해지는 늦은 오후 도시의 햇살에 갇힌다 Festival이 끝난다 달콤한 향기 머무는 영화관, 아직 음악이 흐르고 있네 © 김종란 2021.08.03 김종란의 詩모음 2023.02.05
|詩| 자목련과 종달새 자주색으로 터지는 꽃잎 열림이 하늘을 부유하는 깃털 떨림이 몸서리치게 유한하다 당신의 결을 매만지는 나의 앎 그 절실한 앎도 유한해 자목련이 종달새와 덩달아 지지배배 하늘을 날아다니네 그들은 몰라요 꿈에도 알지 못해 오늘같이 하늘이 소리 없이 젖혀지는 동안 당신이 좀처럼 서글퍼 하지 않는다는 걸 시작노트: 집 차고 옆 굴뚝 앞에 핀 자목련 꽃을 사진 찍었다. 몇몇은 꽃잎을 활짝 뒤로 젖힌 자세다. 자목련과 종달새의 삶이 유한하다는 생각에 몸서리를 친다. 엊그제 한 블로거의 詩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종달새는 울지 않는다. 종달새는 다만 노래할 뿐. 자목련이 종달새와 함께 새처럼 훨훨 날아간다. ©서 량 2021.04.15 詩 2022.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