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옆방
색소폰 소리 같기도 해 미닫이 문이 조심스레 열리는 참 반가운 기척인지도 몰라 들려요, 분명한 저음으로 속 깊은 충격을 감춘 채 바로 옆은 아니지만 옆이 아니더라도 여태 나를 멀리했던 내 유년기 갈대 숲 우거진 해변 소나무 여럿이 듬성듬성 말없이 서있는 곳 같기도 해 바람결 문풍지가 부르르 떨렸는지도 몰라 느껴요, 분명한 테너 색소폰 멜로디가 검푸른 파도로 밀치고 밀리면서 바로 옆에서 귓전을 때리는 이 마구잡이 저음의 엄청난 위세를 © 서 량 2019.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