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희의 '봄날은 간다'와 명국환의 '방랑시인 김삿갓'이 유행하던 때였다. 그 시절 음질이 좋지 않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한 가요가 떠오른다. 가수 이름과 노래 제목은 생각나지 않고 가사와 멜로디만 생생하다. 아무리 뒤져봐도 인터넷에 뜨지 않는 그 노래 가사가 이렇다. 당신의 이름을 나는 알고 싶소/ 그리고 내 이름도 아르켜 드리리다/ 우리가 서로서로 이름을 앎으로써/ 오늘의 사랑을 맺을 수 있고/ 그리고 내일도/ 기약할 수 있지 않소 여가수는 남녀가 하는 사랑의 전제조건으로 통성명을 내세운다. 그 절차에 착수하는 세레나데를 부른다. 남자가 작업을 걸어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여자 쪽에서 “What’s your name?” 하고 물어보는 정황! 에덴의 동산에서 금단의 열매에 대뜸 손을 댔던 이브처럼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