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회적 성격장애 2

|컬럼| 306. 누가 누구를 속이나?

'hallucinate (환각을 일으키다, 환각에 빠지다)'는 17세기 중반쯤 통용되던 라틴어로서 마음과 생각이 오락가락하고 횡설수설하는 말투를 뜻했다. 'hallucinate'는 그보다 반백 년 앞선 17세기 초에 고대영어에서 속인다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쓰이지 않는 용법이지만 마치 공룡의 화석처럼 말 속 깊은 곳에 우람한 뼈대가 묻혀있다. 15세기경 라틴어에 등장한 'delude (착각하다, 망상에 빠지다)' 또한 처음에는 속인다는 뜻이었다. 환각도 착각도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참한 결론이 나온다. 환각이나 착각의 속임수에 대한 질문이 터진다. 속이다니! 누가 누구를 속인다는 말인가. 지금껏 나는 내 환자들이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왔다. 환청에 시달리고 망상증에 빠진 환자들은..

|컬럼| 223. 변덕쟁이 두들겨 패기

사업이건 대인관계건 하다못해 남녀의 사랑에 있어서건 변덕은 바람직한 정신상태가 아니다. 변덕쟁이는 이 세상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 우리말로 '부린다' 하면 꾀를 부리고, 성질을 부리고, 신경질을 부릴 때처럼 꺼림직한 느낌이 보태지는 것이 흥미롭다. 자고로 군자는 몸종을 부릴지언정 변덕을 부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굳이 정신과 차원이 아니더라도 상식적인 견지에서 변덕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첫째 기분이 변하는 것과 둘째로는 생각이 변하는 것. 기분과 생각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변덕이 심한 사람은 이 둘 중 어느 하나만 변한다기보다 둘 다 엉망진창이 된다. 변덕꾸러기들의 대다수는 성격장애자들이다. 변덕쟁이들은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그 결과로 그들은 분노에 휩쓸리기 십상이고 남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