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냄새 2

서해 바다소금 / 김정기

서해 바다소금 김정기 서쪽에서 불어오던 바람결, 출렁이던 바다물결 오늘 시장에서 사온 소금봉지에 쓰여 진 인천항에서 당신을 보낼 때 깃발로 날리던 남빛 글씨 서해 바다소금 달빛도 주저앉은 바닷가 염전에서 몸을 굳히던 짠맛 여기까지 찾아와 펄펄 살아나던 나의 지난날을 저려주는구나 세상 어디에 가도 살아 남기만 하면 되는데 켜켜로 소금치고 내쳐버려도 썩지 않는 추억 긴 이야기도 녹일 수 없는 사랑이 자라고 있지 않는가. 아직도 당신은 만질 수 없는 곳에 머물러 내 나라 서해 바다소금으로 기별을 주어 뉴욕의 풀들을 남김없이 저려주는구나 찬찬이 물에 녹여 그리운 해변에 바다 냄새를 만들어도 아직도 이 거리를 드나드는 햇살은 새롭게 낯설어 서해 바다로 다시 방향을 잡아야 하는 늦더위. © 김정기 2010.08.30

|詩| 몽고반점* 옛날

꼬리뼈에 이끼 미역 냄새 물씬한 이끼 내 누추한 어릴 적 청량리 역전 언덕 위 집 눅진눅진한 석회 벽 구역질 감미로운 갓 지은 집 벽 냄새 바다 냄새 새 집 새 세상 내 집이라네 이제는 천정 높고 창문 많은 현대식 주택 사시사철 울긋불긋 무지개가 난동을 부리는 그곳 바람 부는 청량리 언덕 위 철도관사 금세 푸드득 날아갈 듯 번듯하고 쓸쓸하고 마음에 쏙 드는 집 한 채라네 *갓난아이의 엉덩이, 등, 허리 같은 곳에 멍든 것처럼 퍼렇게 되어 있는 얼룩점. 몽고 인종에게서 흔히 발견되고 다섯 살쯤 저절로 없어진다. © 서 량 2007.08.17 – 2022.12.03

2022.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