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282. 왜 울고 웃는가? 얼마 전 정신과 병동 환자들과 토론을 하던 중 우리는 왜 걸핏하면 울고 웃느냐는 화제를 다룬 적이 있다. 물론 그 질문에 정답을 기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고 다만 나는 그때 그 환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정신 집중을 격려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뿐이었다. 한 환자가 모범생 같은 표..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7.03.19
|詩| 포도의 비밀* 포도가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포도는 늘 상큼해요 세상 모든 포도는 가짜라는 최근 보도가 있었고 가짜가 진짜보다 훨씬 달다는 소문도 있어요 포도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재미 적다는 구호를 외치며 광장에 떼를 지어 뛰쳐나와 서로를 공개적으로 사랑한다 포도의 단결심은.. 詩 2011.09.16
|詩| 메뚜기 볶음 벼 이삭들 후줄근히 고개 숙인 황금 빛 논둑길 풀섶에 서서 생명 처럼 툭 툭 튀는 메뚜기 잡던 시절 혹 가다 누우런 구정물 송장메뚜기가 손에 쥐키면 스르르 놓아 주던 가을 하늘 빛 푸르른 사이다 병에 넣어서 굶기면 밤 사이에 송두리째 똥을 싸는 메뚜기들 향기 좋은 비눗물로 빠각 빠각 닦아 놓은 .. 발표된 詩 2007.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