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 2

|컬럼| 491. Goodbye 명사, Hello 동사!

Goodbye 명사, Hello 동사! 오래전 미정신과협회 간행,『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 』제4판(DSM-4)에 ‘Wha-byung’이라는 진단명이 출현했다. 우리말 ‘화병(火病)’을 소리 그대로 옮긴 말. 한국문화권에서 발생한다는 주석이 붙는다. 그리고 2013년 ‘DSM-5’에서 화병은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된다. 화병은 정신적 고통(distress)과 육체적 증세가 공존하는 증후군.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 소화불량, 불안, 우울 같은 증상이 정신질환을 방불케 하지만 정신병명이 아니라는 소견이다. 원인으로는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위계질서를 손꼽는다. 대가족 제도에서 일어나는 고부간의 마찰도 빼놓을 수 없을 뿐더러 유교적 형식주의에 얽매이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에서 온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

|컬럼| 303. 감정의 역동성

주말 아침에 한 정신과의사가 티비 뉴스 프로에서 우울증에 대하여 말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는 새로 개발된 약을 추천하면서 그 약이 우울증 외에도 불안증세가 있으면 그것 마저 곁들여서 잘 처리해준다고 언급한다. 그 순간 셰익스피어가 햄릿 입을 통해서 한 말,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을 이상스럽게 연상하면서 움찔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는 그 유명한 구절을 나는 그때 굳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고 직역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있다, 없다' 하는 흑백논리를 추구하는 그 유능해 뵈는 백인의사에게 거부반응이 일어났던 것이다. 사람 마음이란 이를테면 한 여자가 임신이다, 아니다 할 때처럼 우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