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미드타운 맨해튼 미드타운 맨해튼 어느새 섞이며나는 당신이다코와 입을 덮었다 여는 옥색 마스크쌩쌩한 생선 아가미 지느러미짙푸른 대서양 바닥에 도사리며꼼짝달싹하지 않는 몸짓 나는 맨해튼을 독차지하는 복식호흡이다 詩作 노트:어느 날 맨해튼에 갔더니 몹시도 북적거린다더러는 마스크를 썼네 나는 마스크를 벗는다 © 서 량 2024.07.07 자서전的 詩모음 2024.07.07
|詩| 빨간 의자 빨간 의자 -- 마티스 그림, “노란 드레스를 입고 식물과 같이 있는 미카엘라”에게 (1943) 하늘을 찌르는 산봉우리 산봉우리 양팔을 팔걸이에 얹은 여자 가만히 앉아있는 여자 병아리색 노랑 드레스 snake plant 잎새 잎새 금줄 범꼬리 금줄 범꼬리보다 더 넓은 잎새 잠시 숨을 멈추며 室內를 독차지하는 듯이 詩作 노트: 당신도 알다시피 마티스가 집착하는 사물은 몇 되지 않는다. 여자, 꽃, 책, 식물, 의자 같은 것. 빛깔 선택도 복잡하지 않다. 빨강, 노랑, 파랑, 삼원색에서 대충 그치고 말지. 마티스는 극히 단순한 사람이다. © 서 량 2023.07.24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7.24
|詩| 사과를 위한 터무니없는 변명 사과를 탓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일일 거다 한입 맛본 후 덤벼들어 더 깨물어 먹고 싶은 새빨간 사과가 자타가 공인하는 내 삶의 과녁일망정// 사과는 내 무모한 사랑을 독차지한다// 황망한 시련의 끝머리에서 사과가 세차게 흔들린다 미련을 버려라 미련을 버리거라// 나는 사과를 욕보인다 앞뒤관계가 맞지 않는 순간에 설익은 논리의 틀을 홀랑 벗어 던지고 전혀 예기치 못한 자세를 취하면서 톡톡히 반항을 할지언정 © 서 량 2011.06.12 – 2021.04.08 詩 2021.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