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2

|詩| 구름의 속도

커다란 구름 덩어리가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기류를 헤치고 질주하는 것을 보았다 우주탐색 로켓처럼 당신과 내 사이를 슝슝 아슬아슬하게 스쳐가는 거야 구름의 가장 무서운 습성은 과속이 잦다는 것 구름은 교통 단속을 받지 않습니다 구름은 절대로 하늘을 벗어나지 못하기에 그래서 무진장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실성을 해도 누가 뭐라 탓하지 않아요 핏빛 석양을 깨물어 먹는 날짐승 공룡들이 원시의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절단한다 공룡의 과속은 지구와의 결별을 위한 수단이다 구름이 시야에서 필연적으로 사라진다 구름의 행적을 찾아내서 내 알뜰살뜰한 원근법 안쪽으로 끌어드릴까 하는데 총알보다 빠른 구름의 몸놀림을 맨눈으로 쫓아갈 수 있다 하는데요 커다란 구름 덩어리가 당신과 내 속을 발칵 뒤집어 놓는..

2023.01.28

|컬럼| 417. 시샘, 우리들의 어두운 본성

-- 도공은 도공과 원한을 맺고, 공예사는 공예사를, 거지는 거지를, 시인은 시인을 시샘한다. - 헤시오도스 (Hesiod: 기원전 8세기) 맞는 말이다. 내가 빌 게이츠를 시샘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정신과의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그와 경쟁의식을 느낄 아무런 이유가 없다. 조지가 뗑깡을 부린다. 전날 롤랜드가 극심한 난동을 피웠던 일이 부러웠다고 말한다. 여럿이 뛰어와서 떠들어대고 주사를 놓는 병동 직원들의 관심을 저도 받고 싶다는 것. 조지와 롤랜드는 썩 좋은 사이가 아니다. 간간 서로 트집을 잡고 주먹다짐도 한다. 그들의 불행은 시기와 질투에서 출발한다. 신데렐라의 계모와 의붓자매는 차갑고 모질고 악질적이다. 콩쥐팥쥐의 팥쥐도 저질의 극이다. 유교의 칠거지악(七去之惡), 카톨릭의 ‘7개 대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