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4

|컬럼| 490. 도깨비나라

도깨비 나라 버지니아주 소도시 ‘Falls Church’ 가는 길에 폭우가 왕창 쏟아진다. 차들이 꽉 막히고 윈드쉴드 와이퍼가 끽끽 요동치고 짙은 안개가 장대비에 합세한다. 날씨가 도깨비 같다. 2025년 재미 서울의대 컨벤션 길. 내가 맡은 강의에 ‘귀신(鬼神)’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귀신 鬼는 그렇다 치더라도, ‘귀신 神’은 좀 난처하다. ‘하느님’을 귀신이라 부르는 것은 불경스럽다. 신을 도깨비라 할 수도 없는 노릇. 민속설화에 「혹부리영감」, 「도깨비방망이」가 있지. 전자는 ‘혹 떼려 갔다가 혹 붙이고 왔다’는 관용어가 나올 지경으로 우리 모두에게 잘 알려진 스토리. 도깨비들이 사는 집에 무단 투숙한 혹부리영감은 자기의 구성진 노래가 목에 달린 혹에서 나온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한다. 그들..

|詩| 사소한 예감 2

사소한 예감 2 탐조등이 암흑을 절단한다 당신이 예각으로 쪼개지고 있어 눈에서 주홍색 전파를 지지직 내뿜는 도깨비를 보았지 도깨비를 방에서 쫓아내세요 흠씬 두들겨 팬 후에 속이 찔끔해지는 말을 해주시고요 부피감 없는 말을 부엌칼로 찔러봐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거라는 귀띔이 있었다 당신의 예술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귀신으로 변한 거래 뜨거운 전류가 허파를 관통하네 갈라지는 내 가슴 詩作 노트: 예나 지금이나 내 몸 주변에 전류가 흐르고 있다 특히나 자고 있을 때 같은 때는 더 심하게 흐른다 © 서 량 2011.02.17 – 2024.01.30

2024.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