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다리 3

|詩| 검정 치마

검정 치마 -- 마티스 그림 “검정색 배경의 독자” 속 여자에게 (1939) 여자 뒷모습 검붉은 꽃 허전한 벽거울 속 세상이 아주 다르다 두 개의 닭다리 발에 꼭 끼는 구두 선인장 두 그루가 떠억 자리잡은 탁자 따위와 詩作 노트: 여자가 다리를 꼬고 앉아 조는 듯한 마티스 그림에서 거울에 비친 꽃과 꽃병이 실물과 전혀 다르다. © 서 량 2023.08.01

|詩| 온건파 칠면조

발목을 삐었어 토실한 닭다리 빛 솔개 날개 빛 활짝 펴 목이 뒤로 젖혀진 자목련 자세 서재 밖 뒤뜰 실개천 건너 하늘 건너 유유히 비상하는 칠면조 보잉 747 번쩍번쩍 빛나는 칠면조 얼굴 빛 시시각각 변하네 칠면조 짙푸른 날갯짓 어느덧 멈추려나 강경파 강경파 칠면조 드라이한 잔디를 활보한다 절름절름 왼발 오른발 소절을 가로지르는 이음줄 안단테 칸타빌레 느리게 노래하듯 부드럽게 응 응 맞아 맞아 우렁차게 노래하듯 소리치듯 시작 노트: 얼마 전부터 다리를 저는 칠면조 한 마리가가 간간 혼자서 풀밭을 걸어다니는 것을 본다. 열댓 명이 넘는 대가족과 동떨어져 혼자 행동한다. 절름거리며 풀밭을 거침없이 보행한다. 나는 그를 강경파라 부른다. 한 번은 그가 풀밭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아 오르더니 솔개처럼 보잉 747..

2022.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