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끝 노래 김종란 소나무 숲 끝머리 노을은 붉다 사람으로 걸어가는 사람의 마지막 시간에 잠시 노을만 붉다 시간의 늪에 머무는 우리는 억새풀로 자라지 희게 서로 희게 가슴에 기대다 검게 서로 검게 가슴 두드리다 노을에 허리 잘리고 붉은 늪 무릎을 꿇었지 붉은 늪 서로를 베는 소리 서걱이지 무성하게 엉켜 자라는 우리의 모진 꿈 날선 꿈 낯설게 헤쳐 다니는 너의 벌거벗은 발 어느 노을 지는 숲, 너를 보듬어 네가 부른 노래, 이 먼 곳에서 이제야 듣는 소년의 노래 소나무 숲 끝머리에 타는 노을 너의 끝 노래 주황색 빛에 둘러 쌓인 이젠 숲의 노래 어두움을 예감하며 감싸 안는 神의 노래 © 김종란 2011.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