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즘 2

|컬럼| 214. 사디즘과 나르시시즘

2014년 4월 한국의 한 병장이 일등병을 큰 이유 없이 때려죽였다는 어처구니 없는 뉴스를 읽고 사디즘(sadism, 가학증)에 대하여 생각했다. 프랑스의 미치광이 귀족, 사드 후작(Marquis de Sade: 1740~1814)은 '가학성 변태 성욕'을 실천에 옮긴 인류의 원조로 손꼽힌다. 74년 평생에 29년을 감옥에서 그리고 마지막 13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낸 '사드'의 이름에서 유래한 사디즘이라는 말은 원래 남에게 성적으로 고통을 주는 쾌감을 뜻했지만 근래에는 남을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병적인 즐거움이라는 광범위한 의미로 변했다. 사디즘의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학설이 있지만 정신과의사들과 심리학자들이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으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당신이 매사에 ..

|컬럼| 446. 관계

관계 그룹 사이즈가 12명 이상으로 커지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의 진행이 힘들어진다. ‘대화’는 그룹 멤버들 사이에 오가는 말, 또는 그룹 리더가 그룹에게 하는 말로 이루어진다. 16명이 극장식 좌석배열로 앉아있다. 심도 깊은 대화의 장을 열기는 어려울 것이다. 몇몇 적극적인 성격의 환자가 강의를 도와줄 것 같다. 오래전부터 ‘인간관계’라는 제목으로 환자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를 노려왔다. 걸핏하면 주먹다짐을 할 뿐더러 서로 깊게 미워하는 관계에 쉽게 빠지는 불안하고 다정다감한 여러 환자들이 내게 동기의식을 부추긴 점도 있다. ‘관계, relationship’의 예를 들어 봐라. 성미 괄괄한 한 환자가 숨가쁘게 대답한다. “남자가 여자를 만나 커피를 마시고 저녁을 같이 하고 섹스를 하고 결혼해서 행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