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혹한 저 소스라치는 겨울 바람 속에서 조용한 광기(狂氣)가 살쾡이처럼 등허리를 펴는 동작을 렌즈에 찰칵 담았니? 새들의 비명과 다람쥐의 과속질주가 사납게 버려진 들판에 차디 찬 눈물방울들이 비단결 무늬 성애로 스며드는 걸 흑백사진으로 옮겼다고? 속옷마저 벗어 던진 나무들이 음산.. 詩 2010.12.16
|詩| 봄의 광끼* 우리들끼리 말이지만 새 봄에는 뭐든지 가능하대요 아까 종려나무가 뿌리를 하늘로 치켜들고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걸 봤어요 싱싱한 물구나무서기 종달새 쯤은 저리 가라는 거에요 걔네들이 아무리 비상력이 좋다지만 봄에는 또 돌멩이건 지난 가을에 미처 치우지 못한 낙엽들이고 다 덜렁덜렁 들뜨는 법이래 이놈들이 덜렁덜렁 들뜬다 해서 무슨 큰일이 일어날 것도 아니야! 하며 내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쳐도 시종일관 막무가내라 시방 저도 봄의 광끼에 몸을 맡겨볼까 하는데, 어때요? © 서 량 2008.04.18 詩 2008.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