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과 함께 먼 곳을 다녀 오고자 함은 당신과 가까워 지고 싶은 욕심에서다 겨울 숲 나무들이 손가락을 오그리고 서 있는 강변을 태양이 데운다 이글거리는 열기로 눈 부셔라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네 너무나 기분이 좋지만 얼굴을 찌푸리네 당신과 나 둘이서 머리를 합쳐 상상에 상상을 거듭해도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그런 아득하게 먼 곳을 금방 다녀와서 쓸어질 듯 서로들 어깨를 비비는 나무들을 봐라 혼자서는 견디지 못하는 겨울 살결을 만져 봐라 맑은 새소리인 듯 나뭇가지 헛헛하게 흔들리는 모습인 듯 나는 당신의 말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겠다 재잘대는 당신 목소리는 내가 짐짓 좋아하는 겨울노래일 뿐 잘게 부수어진 태양 쪼가리 수 억만개가 널따란 강물 한군데에 몰려서 부글거린다 드디어 강물이 끓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