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으면 관두라는 식이지
육중한 얼음장 바닥에서
아앗! 뜨거워라, 뺨이며 광대뼈며
삼각형으로 다림질 당한 단풍잎들이야
죽건 말건 정이월 춘삼월 내내
진눈깨비 끼리끼리
순 지들 맘대로 난동을 부렸다는 식이지
동네 수양버들 능수버들
갓난애기 젖비린내 냄새 난다
딩,동! 하는 섬세한 손가락이며
겁난다 언덕길을 스치는 미끈한 엉덩이
싫다, 싫다! 외면해도 한번 더 붙자는 식이지
느지막이 도착해서 내 앞에 서는 봄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봄
© 서 량 1999.03.26
<맨하탄 유랑극단>(문학사상사, 2001)에서
수정 -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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