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대형사고 겨울이 싸락눈을 감싸 안고 아무 생각 없이 부서지는 광경이다 꺾어진 겨울 나무 잔가지를 보십시오 밤 사이 대형사고가 터진 것이 틀림 없습니다 겨울 감상법은 진정 당신 마음 하나에 딸렸어요 나무와 바람과 하늘이 한 판 크게 어우러지는 새벽이잖아요 시린 코를 하얀 마스크로 덮은 겨울이 바람 속에서 잔기침을 하는 풍경이다 아무래도 겨울을 숙청해야 되겠어, 하며 당신은 내게 낮게 속삭인다 들숨이 잦아든다 © 서 량 2020.12.17 詩 2020.12.18
|컬럼| 378. 대형사고 - There’s a divinity that shapes our ends, Rough-hew how we will. (Shakespeare) 우리의 끝을 다듬어 주는 신성(神性)이 있다네, 우리가 아무리 대충 마무리하려 해도. (셰익스피어) - ‘대형사고’라는 말이 자주 들리는 2020년 12월 중순 한국 정계 소식을 듣는다. 코로나 판데믹이 세계를 뒤흔드는 통에 지구인들은 초긴장 상태다. 숱한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있는 가운데 대형사고라는 말은 또 많은 사람들이 졸지에 죽거나 상해를 입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대형 교통사고? 원전 사고? 화산 폭발? 아니다. 내가 듣는 대형사고라는 말은 물리적 사고가 아니다. 사회심리적 집단사고다. 네이버 사전은 대형사고를 “사람이 죽거나 심하게 다치거나 하는, 규모..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20.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