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詩모음
모래 숨결 / 김정기
서 량
2023. 2. 4. 19:10
모래 숨결
김정기
숨이 막힌다
걸어 갈 사이마다 모래로 채워있다
모래를 혜쳐야 하늘이 보이고
정원의 나뭇잎 하나라도 만질 수 있으련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모두 모래다
발이 닿는 곳이 바다일 지라도
광야일 지라도
혈육의 숨결에 기댄다
모래로 가득찬 세상
모래로 가득찬 신발
세월이 내리는 모래 휘장에 막을 내리면
모래란 모래를 다 마시고 뜨겁게 닥아오시는 당신
기다리는 그날 막힌 공간이 열고 뛰어나간다
모래는 산소가 된다
숨결이 된다
© 김정기 2022.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