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잎속의 입 / 김종란

서 량 2022. 9. 26. 02:45

 

잎속의 입

 

                              김종란

 

 

말 하려 하는 잎

춤추는 빛, 둘러싸여 겹겹이

흔들리는 일에 대하여

말 하려는 감춰진 입

바다가 오듯

불현듯 손에 닿을 듯

잎속의 잎, 잎속의 입

눈 앞에 일렁이는 녹색 파도

말하듯 잎에 닿을 듯 회색과 붉은 색으로

거칠게 칠해진 배, 그 붙잡는 세밀한 음향은

보이지 않게 배를 흔든다

 

파랗게 바다는 움직이고

백사장은 눈부시다

 

© 김종란 2021.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