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봄詩

서 량 2021. 4. 1. 03:01

 

종려나무가 뿌리를 하늘로 치켜들고 

물구나무서기를 했거든요, 아까요

 

몸매 날렵한 종달새 몇 마리가

저쪽으로 황급하게 날아갔어요 

 

반짝이는 강변 조약돌도

겨우 내내 땅바닥에 누워있던

눅눅한 낙엽들도 죄들 다 들뜬대 

 

그럼 안돼, 하며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소리쳐도 안 통해요

볼썽사나워, 볼썽사나워라

 

나도 내친김에 나 몰라라, 하면서

서늘한 봄 품에 냉큼 안길까 하는데

 

© 서 량 2008.04.18 – 2020.02.14 - 2021.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