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김밥 생각
서 량
2015. 10. 27. 19:37
생각이야 무슨 생각인들
못하겠어요
생각이 생각을 훌쩍 뛰어넘는 생각의
유연성이 나는 좋아
김밥은 한갓 뿌듯한 느낌에서 그칩니다
접시 위 콩나물과 저는 공동운명입니다
삶은 달걀 절반이 나를
힐끗 쳐다보네요
힘과 힘을 합치는 미덕도 미덕이지만
어쩌면 이렇게 함부로 생각과 생각이
똘똘 뭉치는 그림일까요
김밥을 스치는 사소한 눈길이 당신의
유년기를 만지고 싶은 내 미련과 일치합니다
생각이야 무슨 생각인들 못하겠냐 싶지만요
기다렸다는 듯 훅, 치밀어 오르는 생각의
돌발성을 어찌하지
© 서 량 201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