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커 간다는 것은 / 임의숙
서 량
2015. 2. 16. 10:52
커 간다는 것은
임의숙
사거리 전봇대에는 길 잃은 시츄 한 마리가 나비 넥타이를 매고 웃고 있습니다
전화번호 옆에는 150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습니다
아이: 불쌍해, 어디로 갔을까
엄마: 그러게
아이: 나쁜 사람들이 훔쳐 갔을까
엄마: 글쎄다
아이: 내가 찾으면 상금은 안 받을 거야
엄마: 네가 개를 어떻게 찾아
아이: 만약에 내가 발견하게 된다면 말이야
2주후,
사거리 전봇대에는 주인을 잃은 시츄 한 마리가 나비 넥타이를 매고 웃고 있습니다
이름, 성별, 나이, 주소와 전화번호 옆에는
1000 달러의 상금이 큼직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아이: 무지 비싼 개 인가봐, 아니면 무지 사랑하는 개 인가봐
엄마: 그런가봐
아이: 그런데 갑자기 상금이 너무 올랐어
엄마: 그러게
아이: 왜 처음부터 상금을 1000 달러로 하지 않았을까
엄마: 글쎄다
아이: 내가 찾으면 상금은 안 받을 거야, 개가 너무 불쌍해
엄마: 그래라
아이: 다음 주 까지 개를 못 찾으면 상금이 더 커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