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Morning Glory 데이트 / 윤영지

서 량 2012. 6. 13. 05:32

 

*Morning Glory 데이트

 

                              윤영지

 

 

허리는 굽었어도

빠짐없이 맞이하는 아침

힘들여 고개 든 나팔꽃 웃음으로

앙상히 마른 손을 흔든다

 

빗방울도 눈송이도

멈추지 못하는 하얀 백발의 그녀

오늘은 분홍색 티셔츠에 하얀 반바지

하얀 모자 눌러쓰고서

하룻밤 자고 난 동네 길에 눈도장을 찍는다

 

해가 지날수록

굽어지는 그녀의 척추

그럴수록 곧아지는 나팔꽃 웃음

꾸준한 발걸음에 또 하나의 하루가 열려진다.

 

 

morning glory - 나팔꽃

 

  

2012.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