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혹한
서 량
2010. 12. 16. 21:51
저 소스라치는
겨울 바람 속에서
조용한 광기(狂氣)가
살쾡이처럼 등허리를 펴는 동작을
렌즈에 찰칵 담았니?
새들의 비명과
다람쥐의 과속질주가
사납게 버려진 들판에
차디 찬 눈물방울들이
비단결 무늬 성애로 스며드는 걸
흑백사진으로 옮겼다고?
속옷마저 벗어 던진 나무들이
음산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는
광막한 심지(心地)
먼 모퉁이
낯 설은 미로에 서서 정말
당신이 오들오들 떨고 있었니?
© 서 량 2010.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