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열망 / 송진
서 량
2010. 11. 20. 09:28
열망
송 진
저 나무, 푸르고 무성할 땐
여느 나무 중 하나로 눈길 끌지 못하더니
이제 철 지나 돌아가야 할 지점에서 망서리고 있네
남들은 마지막 길에서
곱게 단장한 모습 미련 없이 훌훌 털어버리는데
억센 잎들에 휘감겨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 저 집착은
어느 날 강풍 불어와 그 몸 열어젖히니
덩그마니 하늘에 놓인 새집 두개
생명에 대한 열망 하나 고이 지키고자
치열하게 버티어낸 수액의 기운,
대지의 숨결을 뿌리로 모으며
또 한번 지나는 생을 갈무리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