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詩모음

10월 / 김정기

서 량 2022. 12. 7. 18:27

 

10


                               김정기


내 몸이 나를 버리면

환한 빛살 타고

갈대밭을 건느리


더운 피를 삼키며

맞는 아침

죄 없는 새들이 모여서

마지막 등을 기대고

가을을 들킨 과실들이 얼굴을 붉히네


단풍나무 아래서

우리는 모두 유월 숲 흉내내도

10월의 발길에 떠밀려 가고


이제

당신이 떨 구고 간 이름 하나

앞가슴에 달고  바람 헤치며

어디로 날아 가야하나

내 몸이 나를 버리면

 

© 김정기 2009.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