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뭉게구름

서 량 2009. 8. 31. 06:55

 

 

베이지색 달걀이 눈물을 줄줄 흘려요

눈물 빛 또한 베이지색입니다

 

병아리 몇 마리가

종종걸음으로 스케이트 선수처럼 살얼음을 튀기며

활공비행을 한다 말이지요 드디어

병아리들이 이 세상 건너 쪽으로

퍼덕퍼덕 뛰어갑니다 보세요

무더운 여름 밤에 당신이

이불을 걷어차는 순간을, 존재의

껍데기가 버그적 발길질 당하는 모습을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아무도 어쩔 수 없는, 한 번 만져 보세요

여리디 여린 하늘 언저리를 

콩닥콩닥 난타하는 

베이지색 달걀의 심장 박동을

 

© 서 량 2009.08.30

                        -- 월간 시지 <우리詩> 2009년 10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