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마음 아픈 산
서 량
2009. 8. 12. 20:17
알고 봤더니 산은
하늘이 두 조각이 나더라도 대중탕 욕탕 물처럼
출렁이지 않는다 하던데 그거 참,
산을 위선자라고 놀려 줄까나
산을 고집쟁이라고 욕이라도 해줄까
저 산 속에
울긋불긋한 벌레들이
꼼지락거리고 있다고?
잠시 눈길을 딴 데로 옮겼다가
잡았다! 하려고 고개를 확 돌렸더니
산은 아까와 한치도 다름 없이
그냥 덤덤히 서 있더니만
우리 맨눈으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가여운 나비며 송충이며 잡초를 보듬고
우두커니 서 있는 산마루에
머리를 마구 비비고 싶다고?
산은 무서워한다 산은 외로워한다 그거 참,
잘 보면 마음 아파하는 구석이 훤히 다 보인다니까
© 서 량 2009.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