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봄의 광끼*
서 량
2008. 4. 19. 03:22
우리들끼리 말이지만
새 봄에는 뭐든지 가능하대요
아까 종려나무가 뿌리를 하늘로 치켜들고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걸 봤어요 싱싱한 물구나무서기
종달새 쯤은 저리 가라는 거에요 걔네들이
아무리 비상력이 좋다지만
봄에는 또 돌멩이건 지난 가을에 미처 치우지 못한
낙엽들이고 다 덜렁덜렁 들뜨는 법이래
이놈들이 덜렁덜렁 들뜬다 해서 무슨 큰일이 일어날 것도
아니야! 하며 내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쳐도
시종일관 막무가내라 시방
저도 봄의 광끼에 몸을 맡겨볼까 하는데, 어때요?
© 서 량 2008.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