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땡볕
서 량
2008. 2. 16. 17:13
혼돈 속에서 질서가
저절로 생긴다고 하던데요
질서도 질서 나름이라지만
질서는 사람들을 예절 바르게 만들고
딱딱한 직장생활 어느 날 아침
보라색 햇살을 신선하게 보게 한다구요
무슨 말을 정신없이 하다가
삽시간에 생각의 갈피를 잃어버리고
숨을 훅 마시면서 주춤할 때
짧은 생각이 아깝게 마감되고
성급한 사랑이 꽃처럼 싹틀 때도
자주 있어요 얼마든지
종말과 시작의 엇갈림이라는 게
신비해라 얼이 쑥 빠지는 햇살 때문에
내 혼이 묵사발이 되는 7월 땡볕 아래
아스팔트 위에 뒹구는
그토록 따끈따끈한 질서라니요
© 서 량 2008.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