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지남철
서 량
2007. 11. 15. 11:57
당신은 밝은 색이 맞는다
울긋불긋 꽃이 피어나는
풍경이 어울린다
나는 당신과 함께
남쪽으로 갈 생각이다
쇠붙이 막대기
시계 바늘처럼 뾰족한
지남철 하나 손에 쥐고
길을 떠날까 한다
지남철 하나 빼놓고
전 세상이 흔들리고 있다
당신의 초점도 덩달아
곱게 흐려진다
깊은 잠 속에서
허무의 나락으로 몸을 던지는 우리들
까만 자위 없는 눈을 스르르 치켜 뜨고
순 육감으로 찾아 가는 곳
희한하게 빛 밝은 풍경화 속으로
당신과 함께 쓱 들어가 볼까 한다
© 서 량 2000.12.26
-- 첫 번째 시집 <맨하탄 유랑극단>(문학사상사, 2001)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