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詩| 욕정 혹은 동정
서 량
2007. 11. 14. 08:38
감기 들겠다
웃통을 냉큼 벗어 던진
맨 어깨 맨 가슴 맨 살
부드럽게 약간 부드럽게 진저리 치는
추위의 일거수일투족을
도무지 예상하지 못하지 당신은
물색을 몰라 하는
복숭아 짙푸른 낙엽 수정 같은 고드름일랑
비바람하며 눈보라하며
봄 겨울 늦가을 체감온도에 관계 없이
당신 정말 감기 들겠다
다급하게 쓸쓸하게 눈길을 떨구면서
차가움이 차가움을 깊숙이 파고드는 한 동안
무진장 따스한 순간 동안에
© 서 량 2002.2.10